
클루지 KLUGE
“진화는 우리에게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하였다. 그러나 그 생각이 오류가 없다고 보장하지는 않는다.”
기억, 신념, 선택, 결정, 언어, 행복 등 인간의 삶을 구성하는 중요한 정신 영역을 두루 살피며,
우리들의 세계 곳곳에서 현명한 일상을 방해하는 생각의 함정을 파헤친다.
생존 때문에 최선의 선택을 방해받는 진화의 법칙
생각의 함정을 피하고 생각의 무기를 가다듬는 13가지 특별한 제안
개리 마커스의 클루지에 대한 서평입니다.
저자 소개
개리 마커스(Gary Marcus)
뉴욕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이자, 언어학습센터 소장이다. 심리학, 언어학, 분자생물학을 통합하여, 인간의 마음의 기원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세계적 학자이다. 1993년 23세의 나이로 MIT에서 스티븐 핑커Steven Pinker의 지도 아래, 뇌와 인지과학을 연구하여 박사 학위를 수여하였다. 지난 1996년 로버트 판츠 상Robert L. Fantz award을 수상하였으며, 2002-2003년에는 스탠퍼드 행동과학 고등연구센터의 특별 회원이었다. 저작으로는 출간 당시 학계와 언론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세계적 화제작 <마음의 탄생The Birth of the Mind>(2004)을 비롯하여, <대수학적인 마음The Algebraic Mind>(2003), <노튼 심리학 선집The Norton Psychology Reader>(2005) 등이 있다. 그밖에도 <뉴욕 타임스New York Times>,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og Angeles Times>, <네이처Nature>, <사이언스Science> 등의 여러 매체에서 뇌과학과 진화심리학, 언어학 등의 분야를 넘다들며 대중과 호흡하는 지성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현재 뉴욕에 거주하고 있으며, 워싱턴 스퀘어 파크에 가면 외바퀴 자전거 타기에 심취해 있는 그를 만날 수 있다.
세부 내용
개리 마커스가 쓴 "클루지"는 인간의 기억을 흥미롭게 탐구할 수 있는 책으로, 이 서평에서는 이 책의 주제들을 통해서 기억의 복잡성에 대해 다룬다. 이 책은 다양한 과학 분야에서 인정을 받았으며, 인지 심리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필수 교양 도서이다.
1. 인간 진화의 철저한 분석
"클루지"는 인간 진화에 대한 철처한 분석으로, 인간 지성을 형성한 원시적 특징과 제한 사항들을 독자들에게 설명한다. 개리 마커스는 인간의 인지적 편견과 판단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휴리스틱에 대해 뛰어난 인식을 보여준다. 이 원시적 유산에 대한 탐구는 우리 자신의 행동과 생각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2. 과학적 타당성과 분명한 해석
개리 마커스는 인지과학자로서의 전문 지식을 "클루지"에서 보여준다.이 책은 심도싶은 연구를 거쳐 견고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있으며, 명확하고 알기 쉬운 방식으로 설명한다. 이러한 과학적 타당성과 명확한 해석은 학자와 독자 모두가 책의 깊이 있는 통찰력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3. 매혹적인 쓰기 스타일
복잡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개리 마커스의 글은 매력적이고 흥미롭다. 그는 과학적 근거, 역사적 사례, 개인적 고찰 등을 통해 독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를 잃지 않게 만든다. 그 결과, 지적으로 도움이 되는 즐거운 독서 할 수 있다.
4. 인간 지성에 대한 생각할 거리를 제시
"클루지"는 원시적인 인간 지성에 대한 개념에 도전하며, 독자로 하여금 우리의 사고과정을 형성하는 미묘한 불완전성을 생각하도록 격려한다. 이 책은 어떻게 그리고 왜 우리의 마음이 그렇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사색적인 질문을 던져주며, 독자들이 자신의 인지 과정과 판단을 다시 평가할 수 있도록 한다.
5. 실생활에서 의 활용
학문적 가치를 넘어 "클루지"는 실생활에서 활용 가능한 내용을 설명한다. 개리 마커스는 독자들이 자신의 인지적 편견을 인식하고 이해하도록 장려하며, 이를 통해 개인적이고 전문적인 삶에서 더 지혜롭게 결정을 내리게 한다. 이 지식과 실용성의 결합으로 실생활에서 활용함으로써, 삶의 질을 높여준다.
6. 학자와 독자들로부터의 인정
개리 마커스의 "클루지"는 학자와 독자 모두로부터 인정과 찬사를 받았다 심리학, 뇌과학, 진화생물학 분야의 유명한 전문가들은 이 책이 인간 지성에 대한 통찰력 있는 기여를 한다고 칭찬했다.
결론
마지막으로, 개리 마커스의 "클루지"는 인간 지성의 심도깊은 연구로, 우리의 인지적 유산과 판단 과정을 통찰력 있게 보여준다. 과학적인 접근과 흥미를 유도하는 글, 그리고 실생활에서의 활용을 바탕으로, 이 책은 전세계 독자들에게 꾸준히 강한 인상을 남기는 책이다. 인지 심리학에 관심이 있거나, 단순히 인간의 복잡한 마음에 대해서 호기심을 가진 독자들에게 "클루지"는 풍부한 깨달음을 줄 것이다.
참고 본문
Prologue. 클루지 - 생각의 함정들, 그러나 생각의 무기들
클루지란 어떤 문제에 대한 서툴거나 세련되지 않은 (그러나 놀라울 만큼 효과적인) 해결책을 뜻한다.
뷰익 리비에라의 엉터리 와이퍼
대부분의 경우에 우리는 우리의 결함들을 그냥 받아들인다. 감정의 폭발, 그저 그런 기억력, 편견에 사로잡히는 경향 등을 우리는 우리 마음의 표준적인 능력으로 받아들인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 마음이 클루지라는 것을 깨닫기 위해서는, 그리고 그것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때때로 '상자' 밖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최선의 과학은 최선의 공학과 마찬가지로, 종종 사물이 어떻게 존재하는가 이해하는 것보다 사물이 어떻게 달리 존재할 수도 있었을까를 이해하는 데서 출발한다.
우리 신체에도 클루지가 숨어 있다.
예를 들어 인간의 척추는 형편없는 해결책이다. 만약 네 개의 기둥이 균등하게 교차 버팀목 역할을 하면서 몸무게를 분산해 지탱했다면 훨씬 더 좋았을 것이다. 단 한 개의 기둥으로 전체 몸무게를 지탱하는 척추는 엄청난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직립 보행 덕분에 우리는 똑바로 선 채로 손을 자유롭게 놀리면서 생존할 수 있었지만, 그 대가로 많은 사람들은 고통스러운 요통에 시달리고 있다.
그렇다면 결코 적절하다고 할 수 없는 해결책이 우리 몸에 들러붙은 까닭은 무엇일까?
척추가 두 발 동물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 구조가 네발짐승의 척추에서 진화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닥치는 대로 체계가 구성된 유일한 이유는 이전에 있는 것을 기초로 그 다음 진화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세포 한 개가 두 개로 되는 데 핵심적인 과정인 DNA 복제에 앞서 DNA 가닥이 분리되는 과정은 미로같이 복잡하다. DNA 폴리메라아제(polymerase)의 한 분자는 아주 간단하게 작업을 수행하는 데 반해, 다른 한 분자는 합리적인 공학자라면 도저히 용납할 수 없을 만큼 불규칙하게 작업을 수행한다.
이처럼 자연은 쉽게 클루지를 만들곤 한다. 자연은 그것의 산물이 완벽한지 또는 세련됐는지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작동하는 것은 확산되고 작동하지 않는 것은 소멸할 뿐이다. 성공적인 결과를 낳는 유전자는 증식하는 경향이 있고, 도전을 이겨내지 못하는 생물을 낳는 유전자는 사라져버리는 경향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 밖의 모든 것은 은유다. 이 게임의 이름은 아름다움이 아니라 적절함(adequacy)이다.
최적화는 진화의 필연적(inevitable)결과가 아니다. 그것은 진화 속에서 '생길 수 있는(possible) 결과' 일 뿐이다.
결함처럼 보이는 몇몇 것들은 실제로 유익한 것으로 판명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척추와 거꾸로된 망막이 증명하듯이 몇몇 결함들은 정말로 최적 수준 이하의 것이며, 그저 진화가 더 나은 방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그대로 유지되는 것일 수 있다.
Kluge 1. 맥락과 기억 - 모든 클루지의 어머니여, 인지적 악몽의 원흉이여!
우리들의 뒤죽박죽 기억 체계
컴퓨터의 기억 체계와 인간의 기억 체계
우리 인간은 한 조각 정보가 정확히 어디에 저장되어 있는지(아주 막연하게 '뇌 속 어딘가에' 있다는 것 외에는) 거의 (또는 전혀) 알 수 없다. 게다가 우리의 기억은 우편번호 기억과는 전혀 다른 논리에 따라 진화하였다.
우편번호 기억 대신에 우리는 일종의 '맥락 기억(contextual memory)'을 지니고 있다. 우리는 어떤 것을 기억 속에서 끄집어내기 위하여 맥락이나(우리가 찾는 것이 무엇인지를 넌지시 알려주는) 단서를 사용한다.
맥락 기억의 장점관 단점
맥락 의존적인 기억은 컴퓨터처럼 모든 기억을 똑같이 취급하는 대신에 우선순위를 매긴다. 그래서 자주 일어나는 것, 우리가 최근에 필요로 했던 것, 지금과 비슷한 상황에서 이전에 중요했던 것 등을, 한마디로 말해 우리에게 가장 유용할 가능성이 큰 정보를 가장 빨리 머릿속으로 불러낸다. 나아가 맥락 의존적인 기억은 빠르게 병렬로 탐색될 수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기억 속에서 찾기 위해 중요한 것은 우리 자신에게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일이지, 뇌 속 특정 세포 집단을 찾아내는 일이 아니다.
맥락 기억에 고유한 단점은 신뢰성과 관련된 것이다. 인간의 기억은 뇌 속의 위치가 아니라 단서를 중심으로 매우 강력하게 조종되기 때문이다.
맥락 기억의 예비 효과
때로는 우리에게 도움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방해가 되기도 하는 맥락의 강력한 효과는 기억의 출력 펌프를 '예비(priming)' 하는 일을 통해 이루어지기도 한다. 예컨대 '의사'라는 단어를 들으면 '간호사'라는 단어를 재인(recognize) 하기가 쉬워진다.
맥락과 단서를 중심으로 조작된 기억
이렇듯 사전에 미리 정의된 주소 체계가 아니라 맥락과 단서 중심으로 인간의 기억이 조직되어 있다는 사실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한다. 인간의 기억이 종종 함께 뒤섞여버린다는 것이다. 이것은 무엇보다도 지금 배운 것이 이전에 배운 것에 방해가 될 수 있음을 뜻한다.
기억의 왜곡과 간섭 ; 목격자의 증언을 믿지 마라
목격자의 증언이 신뢰하기 어려운 까닭은 우리의 기억이 조각 조각 저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기억들의 위치를 확인하고 그것들을 정돈하기에 적합한 체계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그것들의 인출은 맥락의 영향을 받게 된다.
사건이나 범죄에 대한 기억도 다른 모든 기억과 마찬가지로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우리는 자주 열쇠를 잃어버릴까?
우리는 기억의 정확한 위치를 모른다. 때문에 특정 기억을 간단히 경신할 수도 없으며, 오래 전에 열쇠를 어디에 놓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쉽게 '삭제'할 수도 없다. 열쇠를 일상적이지 않은 장소에 놓으면 최근 기억(가장 최근에 열쇠를 놓은 장소)과 빈번한 기억(보통 열쇠를 놓은 장소)이 갈등을 일으키게 되어 열쇠가 어디에 있는지를 잊게 될 수 있다.
왜 이렇게 우리의 기억은 허술할까?
구글의 기억 시스템; 만약 우리의 기억이 세련되게 진화했다면?
기억술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며 새로운 기억술을 개발할 가능성도 무궁무진할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단서가 기억의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억술에 한계를 느낄 경우, 우리에게는 또 다른 종류의 해결책이 있다. 그것은 기억의 한계에 알맞게 우리의 삶을 조정하는 것이다. 예컨대 나는 기억에 대한 요구를 줄이는 방향으로 습관을 들이는 것이 나의 제한된 정신능력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열쇠들을 언제나 똑같은 장소에 놓으며, 직장에 가져갈 물건들은 언제나 현관 옆에 놓는다. 나처럼 잊기 잘하는 사람에 팜 파일럿(Palm Pilot)은 신이 내린 선물이다. 우리가 이런저런 편법들을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인간 정신의 기제(Mechanism)가 잘 설계되었음을 뜻한다기보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인간의 기억체계가 세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책략들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의 기억은 정확성보다는 속도를 중시한다
근본적으로 살펴볼 때 만약 기억이 없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이다. 스티븐 핑커(Steven Pinker)가 언젠가 말했듯이 "상당한 정도로 우리의 기억은 우리 자신이다." 그러나 어찌 보면, 기억은 인간 정신의 원죄의 해당하는 것이다.
매우 많은 것이 기억에 의존하고 있지만 기억은 심할 정도로 신뢰할 수 없는 것이다.
그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컴퓨터로서가 아니라, 말 그대로 행위자로 진화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행동하는 유기체, 세계를 지각하고 그것에 반응해 행동하는 존재다. 그리고 이런 사정 때문에 정확성보다는 속도를 중시하는 기억 체계가 발달하였다. 많은 상황에서, 특히 신속한 결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최근도(recency)와 빈도와 맥락은 기억을 조정하기에 적합한 강력한 도구들이다. 우리 조상들은 거의 언제나 즉각적인 결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살았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에 일어난 사건이나 자주 일어나는 사건처럼 상황적으로 중요한 사건에 대한 기억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은 먹이를 찾고 위험을 피하는 등의 여러 도전을 헤쳐 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우리의 기억은 맥락과 빈도의 최근도의 함수이다
하버드대학의 심리학자 댄 샥터(Dan Schacter)는 기억의 단편성이 우리로 하여금 미래를 준비케 한다고 주장했다. "과거의 조각들을 이어 맞추는 식으로 작동하는 기억이 기록의 완벽한 저장소 같은 기억보다 미래의 일들을 가상적으로 상상해보는 데 더 적합할지도 모른다."
Kluge 3. 선택과 결정 - 진화의 덫에 걸린 호모 이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
위키피디어(Wikipedia)를 보면 '경제인(Homo economicus)'이란, 곧 많은 경제이론들이 가정하는 경제적 인간이란 "부를 원하고 불필요한 노동을 피하며, 이런 목적에 맞게 판단을 내릴 능력을 지닌 합리적이고 자기이해에 충실한 행위자"라는 가정을 뜻한다고 정의되어 있다.
우리는 호모 이코토미쿠스일까?
베버의 법칙; 우리의 뇌는 돈보다 먹는 것에 탐닉한다
어째서 우리는 돈에 대해 (더 합리적인) 절대적 관점에서가 아니라 (덜 합리적인) 상대적 관점에서 생각하는 것일까?
무엇보다도 인간은(돈은 말할 것도 없고) 수에 대해 생각하도록 진화하지 않았다. 돈이나 수의 체계는 어디에나 있는 것이 아니다. 물물교환으로만 교역이 이루어지는 문화도 있으며, 수를 나타내는 용어가 '하나, 둘, 여럿'과 같이 지극히 제한되고 단순한 셈법을 지닌 문화도 있다. 분명히 셈법과 돈은 문화적 발명품이다. 그런가 하면 모든 척추동물은 일부 심리학자들이 수의 '근사 체계(approximate system)'라고 부르는 것을 지니고 있어서 많은 것과 적은 것을 구별한다. 그리고 이 체계는 다시 '비선형적(nonlinear)'이라고 하는 독특한 속성을 지니고 있다.
1과 2의 차이가 101과 102의 차이보다 주관적으로 크게 느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뇌의 많은 부분은 베버(Weber)의 법칙으로 알려진 이 원리에 따라 제작되어 있다.
그래서 150와트 전구는 100와트 전구보다 그저 약간 더 밝게 느껴지지만, 100와트 전구는 50와트 전구보다 훨씬 더 밝게 느껴진다.
우리의 뇌는 돈 문제에 잘 대처하도록 진화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먹는 것에 잘 대처하도록 진화하였다.
그래서 오늘날에도 이 둘 사이에는 상당한 혼선이 존재한다. 예컨대 사람들은 배부를 때보다 배고플 때 자선단체에 돈을 덜 기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가 하면 한 실험에서 '돈에 대한 큰 욕망'의 상태에 놓인 피험자들은 '돈에 대한 작은 욕망'의 상태에 있던 사람들보다 시식을 하는 동안에 더 많은 초콜릿을 먹었다. 이처럼 돈에 대한 이해가 음식에 대한 이해와 뒤얽혀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가 돈에 대해 상대적 관점에서 생각한다는 사실은 우리의 인지 발달 역사에서 일어난 또 하나의 우발적인 사건을 보여주는 예일 것이다.
우리의 뇌는 가격과 가치를 혼동한다
경제학자들에 따르면 우리는 사물의 예상 효용에 따라, 다시 말해 그것이 얼마나 큰 만족을 가져다줄 것인지에 따라 그것의 가치를 평가해야 하며, 그래서 효용이 가격보다 클 때에만 그것을 사야 한다. 그러나 여기서도 인간의 행동은 경제적 합리성과 일치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가치를 결정하는 첫째 원리가 상대적 관점에서 결정한다는 것이라며느 둘째 원리는 무엇이 정말로 가치 있는 것인지에 대해 사람들이 아주 막연하게 생가한다는 것이다.
정치인과 광고주들이 즐겨 쓰는 전략
정치인들과 광고주들은 인간이 틀 짜기의 영향에 취약하다는점을 언제나 이용한다.
틀 짜기가 이렇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까닭은 선택이(신념과 마찬가지로) 불가피하게 기억의 매개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이죠. 그리고 우리가 이미 살펴보았듯이 진화를 통해 형성된 우리의 기억 체계는 그때그때의 맥락 특징에 의해 본질적이고도 불가피하게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맥락이 바뀌면 (이 경우에는 실제 사용된 단어가 바뀌면) 여러분의 선택도 따라서 바뀔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결정의 순간에 우리가 무엇을 기억 속으로 불러내는지가 떄로는 결정적인 차이를 낳는다.
실제로 광고업 전체는 바로 이런 원리에 기초하고 있다. 어떤 상품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유쾌한 연상을 불러일으킨다면 그것이 적절하든 적절하지 않든 그 상품은 더 잘 팔릴 것이다.
근시안적 선택과 할인 쌍곡선
진화의 모순: 선조의 자산이 현대인의 부채가 되다.
우리의 선택은 우리의 그때그때 내부 상태에 따라 떠오르는 기억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합리성이란 말 그대로 관련 증거들을 철저하고 사려 깊게 평가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포유동물의 기억회로는 전혀 이런 목적에 맞게 조율되어 있지 않다. 기억의 신속함과 맥락 민감성은 위협적인 환경에서 급히 결정을 내려야 했던 우리 선조들에게 틀림없이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과거에 자산이었던 것이 현대에는 부채가 되었다. 맥락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는데, 합리성은 저렇게 말하고 있다면, 합리성은 언제나 양자 간의 싸움에서 지고 만다.
미래보다 현재에 급급한 사람들
수억 년에 걸친 진화의 과정을 살펴보면, 주로 순간을 살아가는 생물들이 강력하게 선택되었다. 지금까지 연구된 모든 종의 동물들은 '할인 쌍곡선(hyperbolic discounting curve)'이라고 알려진 것을 따르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유기체가 미래보다 현재를 훨씬 더 소중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멋지게 표현하고 있다. 나아가 유혹이 가까이 있을 수록 그것을 물리치기란 더더욱 어렵다.
인간의 전두엽은 훨씬 크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인간은 순간을 살아가던 선조들의 경향을 넘어서지 못했다.
비만이 고질적인 까닭은 평소에 운동이 부족하기 때문만이 아니라, 우리 뇌가 비교적 편리한 현대인의 삶을 따라잡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신용카드 때문에 고생할까?
이러한 문제적 경향은 음식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이것은 사람들이 돈을 어떻게 쓰는지, 왜 노후를 위해 충분히 저축하지 못하는지, 왜 그렇게 자주 신용카드 빚을 엄청나게 지는지 등도 설명해준다.
인간의 마음은 미래뿐 아니라 돈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것이 서툴기 때문에 신용카드는 거의 마약만큼이나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만약 우리 선조들의 경우에 그랬던 것 처럼 우리의 수명이 훨씬 더 짧거나 이 세계가 더 불확실하다면, 미래보다 현재를 극단적으로 선호하는 우리의 태도가 사리에 맞을 것이다. 그러나 은행 계좌를 정부가 보증하고 심품점에 물건들이 안정적으로 다시 채워지는 사회에서 이렇게 현재를 중시하는 태도는 심각한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우리가 미래를 깎아내릴수록 우리는 약물, 술, 과식 같은 단기 유혹에 굴복할 것이다.
나는 단기적인 것과 장기적인 것 사이의 이러한 긴장이 현대인의 삶의 많은 부분을 규정하고 있다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종종 지금 운동하러 갈 것인지 아니면 집에서 TV를 볼 것인지 선택해야 하고, 지금 즐겁게 감자튀김을 먹을 것인지, 아니면 나중에 튀어나올 배를 걱정해 삼가야 할지 갈등하곤 한다.
정서와 기억과 선택의 도미노 현상
끊임없이 갈등하는 우리의 뇌
진화는 조상 정래의 반사 체계를 먼저 만들었고, 그 다음에 합리적 사고를 위한 체계를 발전시켰다.
우리는 급박할 때뿐만 아니라 피곤할 때, 주의가 산만할 때, 또는 그냥 나태할 떄에도 숙고 체계를 외면한다. 숙고 체계를 사용하는 것은 의지의 작용을 필요로 하는 것 같다.
아마도 그 이유는 단순히 선조 체계가 먼저 생겼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기술들의 누진적인 중첩을 통해 만들어진 체계에서는) 먼저 생긴 것이 본래대로 남아 있는 경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무조건 나빠!
심리학자 조나단 하이트(Jonathan Haidi)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가 합리적으로 정당화하기 어렵지만, 강력한 도덕적 직감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한다.
뭔가 분명히 잘못되었다고 느끼지만 왜 잘못되었는지 설명하기 난처한 경우를 가리켜 하이트는 '도덕적으로 말문이 막힘(moral dumb-founding)'이라고 부른다. 도덕적으로 말문이 막히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세부사항을 자세히 뜯어보지 않고 전체적인 상에 주목하는) 선조 체계와 (사태를 자세히 분석할 수 있는) 숙고 체계 사이의 간극 때문이다.
그리고 갈등이 생길 때면, 흔히 그렇듯이 이기는 쪽은 선조 체계다. 설득력 있는 이유를 대지 못한다는 것을 스스로 알면서도, 뭔가 역겨운 느낌이 우리에게서 좀처럼 가시지 않는 것이다.
뇌영상을 이용해 머릿속을 들여다보면 우리의 도덕적 판단이 두 개의 상이한 근원에서 유래한다는 또 다른 증거를 찾아볼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실험 연구에서 한 명을 희생시켜 다섯 명을 구하기로 선택한 피험자들은 배외측 전전두피질(dorsolateral prefrontal cortex)과 후측 두정피질(posterior parietal cortex)이라는 뇌 영역에 주로 의존하였는데, 이 영역들은 신중한 추론과정에 중요하게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저 있다. 그런가 하면 다섯 명을 잃더라도 한 개인을 희생시키지 않기로 결정한 사람들은 정서와 좀 더 밀접한 관련이 있는 변연피질(limbic cortex)의 영역에 더 의존하는 경향을 보였다.
블링크가 언제나 최선일까?
그렇지만 우리의 본능을 맹목적으로 믿어서는 안 될 것이다. 사람들이 종종 신속하면서도 효과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은 보통 유사한 문제들에 대해 많은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직관에 대한 세계적 연구자인 네덜란드 심리학자 압 데익스테르후이스(Ap Dijksterhuis)에 따르면, 가장 훌륭한 직관은 수년간의 경험을 통해 연마된 철저하게 무의식적인 사고의 결과다 신속하고도 효과적인 결정은(글래드웰이 말하는 '블링크'는) 많은 경우, 매우 오랜 시간 동안 구워낸 케이크 위의 장식물일 뿐이다. 특히 이제까지 겪은 것과 크게 다른 문제에 직면했을 때, 우리가 가장 먼저 기댈 곳이자 최선의 희망은 신중한 사고일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진화는 우리에게 상이한 능력을 지닌 두 체계를 남겨 주었다. 하나는 틀에 박힌 일을 처리할 때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반사 체계이고, 다른 하나는 틀을 벗어나 생각할 때 유익한 숙고 체계다.
우리가 이 두 체계의 장단점을 인식하고 조화를 꾀할 때, 우리의 결정이 편향되기 쉬운 상황들을 밝혀내고 이런 편향을 극복할 전략을 마련할 수 있을 때, 우리는 궁극적으로 지혜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Epilogue. 13가지 제안 - 우리들의 세계를 현명하게 만드는 법
모든 진보가 좋은 것만은 아니다. 언어와 신중한 사고의 기제는 문화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엄청난 진보를 가능케 했지만, 선행 인류 조상 때부터 10억 년 이상의 시기에 거려 발전해온 우리의 뇌는 이런 진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지닌 유전 형질의 대부분은 언어 이전에, 신중한 사고 이전에, 우리와 같은 생물이 존재하기도 전에 진화한 것이다.
때문에 조야한 오점들이 많이 남아 있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이 책에서 우리는 인간 마음의 인지적 구성에 존재하는 여러 결함들을 논의하였다. 확등 편향, 정신적 오염, 닻 내림, 틀 짜기, 부적절한 자기통제, 반추의 순환, 초점 맞추기 착각, 동기에 의한 추론, 잘못된 기억, 제한된 정신능력, 애매한 언어 체계, 정신장애에 대한 취약성 등이 바로 그것이었다. 우리의 맥락 기억은 현대 생활의 많은 요구에 부적합하며, 우리의 자기통제 체계들은 거의 절망적으로 분영되어 있다. 우리의 선조 체계들은 오늘날과 전혀 다른 세계에서 형성된 것들이며, 좀 더 현대적인 우리의 숙고 체계들은 이 과거의 영향을 떨쳐버리지 못한다.
기억에서 신념, 선택, 언어, 행복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살펴본 모든 영역에서 우리는 주로 기술들의 누진적인 중첩을 통해 형성된 인간의 마음이 결코 완전하지 않다는 것을 보아왔다. 인간 마음의 이런 측면들 가운데 어느 것도 현명한 설계자로부터 기대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것들을 사리에 맞게 해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이것들을 진화의 유물로 보는 것이었다.
목차
Prologue. 클루지 - 생각의 함정들, 그러나 생각의 무기들
Kluge 1. 맥락과 기억 - 모든 클루지의 어머니여, 인지적 악몽의 원흉이여!
Kluge 2. 오염된 신념 - 속아 넘어가도록 타고난 사람들
Kluge 3. 선택과 결정 - 진화의 덫에 걸린 호모 이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
Kluge 4. 언어의 비밀 - 언어, 커뮤니케이션을 방해하다
Kluge 5. 위험한 행복 - 무엇이 정말로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가?
Kluge 6. 심리적 붕괴 - 마음이 언제나 정상 작동하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Epilogue. 13가지 제안 - 우리들의 세계를 현명하게 만드는 법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참고 문헌
총 서평
저자는 이 책에서 인간의 다양한 심리적 특성에 대해 진화심리학적 설명을 시도하고 있다.
진화심리학(evolutionary psychology)이란, 진화생물학이 유기체의 신체적 또는 생리적 특성들을 적응의 결과로 설명하는 것과 비슷하게, 인간을 포함한 유기체들의 기억, 지각, 언어와 같은 정신적 또는 심리적 특성들을 유기체가 환경에 적응한 결과 설명하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진화가 종종 옛것 위에 새로운 체계를 쌓아 올리듯 우리의 뇌의 생김새 또한 얹혀 올려있는 형태를 하고 있다고 한다. 즉 뇌가 예전 습관을 버리지 못한 상태라는 것이다.
우리의 뇌는 현재 환경이 아닌 진화 되었던 선사시대 환경에 최적화 되어 있다고 설명한다.
생존을 위해 진화 되었던 뇌의 기능들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오히려 오류와 같다. 이 책에서는 그 오류를 인지하고 그 오류가 어떻게 발생했는지를 설명해주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클루지를 먼저 이해하게 된다면 오히려 역으로 이용한다면 나의 한계성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 속에서는 많은 유전학, 생물학, 심리학등 인간을 이해하기 좋은 학문들이 많은 예로 들어가 있다.
인지심리학이나 심리학과 같은 책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도 유용할 책이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까지 개리 마커스의 클루지에 대한 서평이었습니다.